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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강 감독 | 말간 눈빛을 한 어린 구미호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 <천년여우 여우비>(제작 옐로우필름/선우엔터테인먼트, 이하 <여우비>)가 25일 객들 앞에 선다. <마리이야기>로 2002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성강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세인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대강의 이야기는 이렇다. 아직 어려 꼬리도 다섯 개밖에 나지 않은 어린 구미호 ‘여우비’. 인간 나이로는 10살쯤 된 이 소녀는 사냥꾼을 피해 100년간 숲속에 숨어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요요’ 5인방과 함께 살고 있다. 여우비는 어느날 실수로 우주선을 망가뜨리고 가출을 한 ‘말썽요’를 찾아 마을에서 소위 ‘왕따’ 학생들이 지내는 작은 학교에 숨어들게 되고, ‘황금이’, ‘그림자탐정’ 등 여러 인물들과 맞딱뜨리게 되면서 생사를 넘나드는 모험 속에 자신의 운명과 성장을 경험한다.
“성장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앓았음직한, 또 계속해 앓게 되는 ‘성장통’이죠.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사춘기나 인생의 허무를 느끼는 불혹이나 다를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느낌은 나이가 든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 커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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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여우 여우비> | ‘구미호’라는 소재는 처음부터 이성강 감독의 관심을 끌었다. 전설 속 구미호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은 인간의 숙명을 그대로 닮아 있고, 스스로 퍼붓는 끝없는 질문들에는 인간적 고뇌가 넘쳐난다. 어찌 보면 그것은 가부장제 사회 속 우리 여성의 모습과도 꼭 닮아 있지 않은가.
이런 많은 이유로 그는 구미호를 데려다 여러 번의 손질을 거쳤다. 결과물만 두고 보자면 사실 ‘구미호’라는 소재 외에 전설과 애니메이션간의 사이는 꽤 멀어 보인다. 하지만 감독은 ‘순수한 여우비의 모습을 훼손시키지 말자’는 최우선 목표를 위해 정진했다. 그리하여 스크린에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순수함’ 하나가 소박하게 살아났다.
“여우비에게 사람의 영혼을 훔치도록 시키는 ‘그림자탐정’도 처음엔 여우비의 어두운 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우비의 순수함을 유지하고, 운명에 대해 설득시키고자 그 모습을 분리해내야 했죠.”
공을 들인 것은 그 이 아니다. 수십 장의 여우사진에서 가장 사랑스런 여우가 탄생했고, 3년 반의 시간과 정성에는 수채화를 닮은 화사한 색감과 눈 뗄 수 없는 유려한 움직임이 담겼다. 손예진(여우비)과 류덕환(황금이) 등의 목소리를 안은 화면은 양방언의 고운 음악으로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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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여우 여우비> | 이야기의 전달방식은 ‘옛날이야기’를 꼭 빼닮아 있다. ‘구미호 사냥꾼’, ‘구릉영혼’, ‘삼바바’ 등 다양한 인물과 에피소드를 거치며 여우비는 자신도 모르고 있던 운명 속으로 서서히 빠져들어간다. 그 역동적인 화면에는 이 감독이 스스로 바라던 ‘떠들썩함’이 고스란히 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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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여우 여우비> | “소란스럽고 떠들썩하고 수다스런 느낌이 되길 바랐어요. 사실 <마리이야기>는 너무 말이 없었는데(웃음) 이번엔 좀 반대로 하고 싶었죠. 이건 저 자신에 대한 훈련이기도 하고요.”
이로써 그는 국내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두 편의 장편애니메이션을 발표하게 됐다. 척박한 우리 애니메이션계의 현실을 드러내는 반증인 듯도 해 그는 “굉장히 슬픈 마음”이 든다고.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힘을 내온 그다.
<여우비>는 다가올 국내 개봉에 이어 이미 프랑스와 러시아에 배급이 결정된 상태다. 조만간 일본, 중국 등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려올 듯하고, 이달 초 출간된 동명의 소설과 다이어리 등으로 부가상품 바람도 기대해볼 만하다. 물론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크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굳이 의미를 찾기보다는 이야기 자체를 편견없이 재미있게 봐줬으면 합니다.” 아직도 개봉이 실감나지 않는다는 이성강 감독은 벅차오르는 마음 절반에 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