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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지상주의가 부른 황폐한 영상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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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0-13 00:00 조회 3,8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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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지상주의가 부른 황폐한 영상세대
2006-10-02
[노준석의 CT & City] 호모이미지쿠스의 미래(중)

[b]영상이 ‘오락지상주의’를 만들어가고 있다[/b]

역사 이래로 인간은 오락과 놀이를 통해 삶을 즐기는 유희적 동물(Homo ludens)로서 존재해왔다. 최근 경기회복에 따른 가계소비 중 오락서비스의 지출이 전년대비 11%(5조)나 늘어난 현상은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오락지상주의’로 변모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100배 즐기기’의 대중문화는 인공적인 재미와 신변잡기적인 흥미, 그리고 눈요기와 볼거리로 가득 찬 오락성을 무기로 상업적인 흥행을 위해 우리의 가치관을 오락 중심의 가치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요즘의 TV는 오락의 한복판이라 할 만큼 코미디, 토크쇼, 버라이어티쇼, 시트콤, 대중음악프로 등을 바탕으로 지나친 흥미위주의 진행이나 말장난의 유치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락프로의 경우, 평균 자막이 1,200자 정도로 출연자의 심리까지 불필요하게 표현하거나 비속어나 욕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으며, 쇼프로의 경우, 중복출연하는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를 보는 것이 전부가 되고 있다.

또한 퀴즈프로조차 경쟁과 상금을 통해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다. 특히 게임의 경우, 경쟁시스템과 적절한 자유도(긴장감)와 참여도(자기관여도), 그리고 난이도(성취감)와 실재감(현실감)을 제공한 결과, 게이머를 몰입시킴으로써 현실도피를 위한 수단으로 자폐적 즐거움에 빠져 게임중독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도박이 성인PC방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적잖은 문제들까지 발생하고 있다.

영상의 신비주의는 ‘TTL소녀’, ‘퓨전 커뮤니케이션 카이’ 등 한때 이동통신광고에서 유행이었으나, 원래는 판타스틱 영화에서 기조를 이룬다. 예컨대, <엑소시스트>(1973), <할로윈>(1978) 등과 같은 공포영화는 호러와 스릴러, 그리고 심령영화라고 하는 오컬트(occult)로 구분되는데, 평안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를 오싹하리만큼 기괴한 공포 소구를 통해 표현한다. 또한 <블레이드 러너>(1982), <타임머신>(2002) 등과 같은 SF적 공상과학영화는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특수효과(SFX)를 이용하여 비현실적, 비상식적, 무제한의 상상력을 제공한다.

해리포터(7~14세)나 반지의 제왕(14세~) 등과 같은 판타지(fantasy) 영화는 판타지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극사실주의(hyper reality)에 의한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영상을 기반으로 초자연적인 현상과 주술적 마법, 그리고 신화와 전설 등을 소재로 활용하여 시 · 공간 전이에 따른 가상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상의 신비주의는 첨단 테크놀로지가 수반된 과학문화를 통해 보다 실재감 있는 신비화를 보편적으로 추구한다. 예컨대 뉴에이지, 초자연주의, 초월적 신(神), 인간 카리스마와 같이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신비화 경향이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신비주의는 자본주의 상품화를 확대하기 위해 물신화(物身化) 되고 있다. 예컨대, 헐리우드의 많은 스타들이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의 신봉자들인 것은 영상의 신비성과 과연 무관한 것일까?

[b]윤리성, 도덕성 결함으로 진지함이 결여된 사회화 우려[/b]

이처럼 영상의 오락성과 신비성의 범람은 첫째, 이성과 합리성에 의한 판단 및 분별력이 저하되고, 사회의 가치 평가 기준에 오락적 가치가 포함되는 등 진지함이 결여된 사회가 되고 있다. 예컨대, 일상대화에서 사실묘사는 썰렁하고, 재미와 흥미가 있어야 수용되는 현상은 급기야 엽기에 이어 굴욕시리즈를 보편화시키고 있다. 이는 인간다움의 상실 즉, 어린이의 어린이다움과 어른의 어른다움이 사라짐을 경고한다.

둘째, 사회적 맥락과 윤리성, 그리고 도덕성이라는 현실 가치를 외면하고 쾌락주의에 빠짐으로써 도피습관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 예컨대, 끊임없이 계속되는 오락으로 가득 차 있을 때 문화는 죽은 문화가 되며, 창조적 생산이 아닌 소비적 가치가 확대됨으로써 삶은 오히려 공허하고 빈약하게 된다.

셋째, 상상하기와 꿈꾸기가 자칫하면 현실을 떠난 공상과 망상으로 변질되어 사회병리적인 증상을 낳을 수 있다. 예컨대, 상업주의적 신비화로 포장된 초자연적인 힘을 숭배하는 신과학화나 배격하는 반과학穗?모두 극단주의적 과학관을 양산할 수 있다.

넷째, 인간의 정체성과 주체성 형성에 혼란을 줄 수 있다. SF영화는 일반적으로 인간, 자연, 과학(문명), 신의 영역간에 이분법적인 대립구도가 갈등양상을 보이면서 전개되는 구조를 갖는다. 예컨대, 인공지능의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로봇의 사실주의적 화면들, 유전자(DNA) 조작에 의한 농산물이나 복제 양 · 원숭이, 심지어 인간의 체세포나 생식세포를 동물과 융합해 새로운 생명체를 시도하는 행위들, 자연파괴 행위와 이로 인한 재난들. 이는 ‘본질’이라는 ‘자연적 질서’가 위협받고 있으며, 그 속에서 인간의 모습 또한 불안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영상 메시지로 보여준다. <계속>



출  처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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