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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이 남긴 것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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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0-26 00:00 조회 4,0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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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이 남긴 것들에 대해
오타쿠 산업은 어디로 갈 것인가? (10)

1995년 등장해 일본 오타쿠 업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치며 일대 사회 현상으로까지 다뤄진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다양한 여파를 남겼다. 이전에 소개한 미야자키 츠토무 사건과 같은 엽기 살인 사건으로 음습한 이미지였던 오타쿠를 주류 사회에 주목받게 하는 효과를 끌어내기도 했으며, 오타쿠 시장이 가진 규모와 시장성이 불황기의 일본 경제로부터 크게 주목을 받아 오타쿠 시장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상품을 내놓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1980년대 후반부터 쇠퇴기a 접어들었다고 생각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해외의 팬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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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방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에 대한 오타쿠들의 공격적 증오심을 보여주는 장면. <에반게리온>은 이런 오타쿠들에 대한 안티테제(반정립)의 성격이 짙었다

이런저런 평가야 어떻든지 간에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오타쿠들이 세상과의 관계를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작은 사회에서 폐쇄적인 인간관계만 쌓아나가는 것을 그만두고 밖으로 나와 세상과 부딪치며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극장판 두 편의 말미에 귀여운 미소녀 캐릭터의 머리를 반쪽 내버린다던지, 에바 메카닉의 배를 갈라 내장을 끄집어냈던 비주얼은 오타쿠들이 다시는 애니메이션에 집缺?못하게 하려는 자기 파괴적 행위였던 것이다.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이 보여준 한계
그러나 이 오타쿠 비판 애니메이션조차 오타쿠들은 제멋대로 해석하여 오로지 상품으로 먹어치우는 현상을 보여줬다. 오타쿠들은 이 애니메이션이 끝난 이후에도 끊임없이 주인공 레이와 아스카의 캡슐 인형을 만들며 동인지를 찍어냈다. 또, <에반게리온>이 LD, DVD로 리마스터링 돼 등장할 마다 그것을 열렬히 소비했다. 도박게임인 파친코 분야에 등장한 게임기에조차 미친 듯이 달려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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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은 무수한 아류작을 양산한다. <가사라키>(사진) 역시 미스터리적인 전개 방식이나 분위기 등은 <에반게리온>과 지극히 닮아있다
이런 이들의 광적인 소비는 2006년 기존의 난해한 애니메이션을 알기 쉽게 만든 새로운 버전의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게 하는 희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오타쿠 상품을 만들어내던 애니메이션 회사나 감독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들은 안노 히데아키의 선언에 동참하기는커녕, <라제폰>, <가사라키>, <아르젠토 소마>와 같은 <에반게리온>을 철저히 참고한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오타쿠 숫자를 더욱 늘리는데 기여했다.

이러한 오타쿠들의 태도는 ‘작품을 작가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미디어’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기가 사고 싶고 보고 싶어 하는 상품’으로 밖에는 안 본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타쿠를 그만 두고 세상과 마주하기를 바란 이 작품은 정작 오타쿠를 세상에 더욱 많이 생산하는 계기를 만들어내는 역설적인 결과를 빚어냈던 것이다.

이는 한국적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돼 일본 애니메이션에 접근하기가 용이하게 된 한국 오타쿠들에게 <에반게리온>에 관련된 산더미 같은 자료와 관련 상품은 아주 호재였다.

더욱 늘어가는 오타쿠의 숫자
원조교제 연구, 오옴 진리교 연구 등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주목을 받는 일본의 사회학자 미야다이 신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서 벌어지는 사회현상들에 대해서 교외화 등의 개념으로 다루면서 일본 전체 사회에서 중심 해체 현상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조 교제 소녀나 사이비 종교집단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연구하면서 이들이 제3공간이라는 새로운 공동체를 동경하면서 여기에 몰려든다고 말한다. 즉, 제1공간인 가정도 붕괴되고 제2공간인 학교도 붕괴돼 모두들 제3의 공간인 길거리 공간으로 나가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이렇듯 사회 중심이 해체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잘한 소집단을 중심으로 한 자그마한 화제 거리에 대한 공유가 이뤄지고 애니메이션-만화-특수촬영영화를 중심으로 한 오타쿠 커뮤니케이션도 더욱 각광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고성장을 기조로 한 사회가 저성장을 기조로 한 사회로 재편이 되면서 임시직 노동자와 잠재적인 실업자 숫자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 저성장 기조는 많은 숫자의 잠정적 실업자를 양산했고 아르바이트로 먹고 사는 프리터(프리 아르바이트라는 용어에서 등장한 신조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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