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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산업은 어디로 갈 것인가?(2) - [사회를 보면 문화가 보인다 ⑤] "오타쿠" 용어의 탄생과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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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8-28 00:00 조회 4,9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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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산업은 어디로 갈 것인가?(2)
[사회를 보면 문화가 보인다 ⑤] "오타쿠" 용어의 탄생과 정착

지난 글에서는 최근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오타쿠산업의 현주소와 왜 오타쿠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봤었다. 이번에는 오타쿠의 정의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또 그 기원이 되는 사회적인 배경에 대해서도 조금 언급해 볼까한다.

일본에서 오타쿠는 몇몇 하위문화에 광적반응을 보이는 팬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난 글에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오타쿠"는 일본어로 "댁", 즉, ‘당신’을 가리키는 존칭어이다.

"오타쿠"의 탄생과 그 정착기
오타쿠가 현재의 의미인 광적인 팬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83년 나카모리 아키오라는 평론가가 로리콘 잡지, <만화 부릿코>에서 오타쿠를 언급하면서부터. 나카모리 아키오는 이 오타쿠라는 용어를 정착시킨 몇몇 저널리스트의 한명으로 흔히 언급된다.

당시 나카모리는 당시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오타쿠를 표현했다. "최근에 유행하는 만화 찻집에 가면 두터운 안경에 음침한 분위기를 가진 기분나쁜 놈들이 삼삼오오 모여 키득키득거리며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놈들은 서로를 오타쿠라고 부르더라… 그러니 우리들도 이놈들을 오타쿠라고 부르자…"

다분히 경멸적인 표현이다. 이 때문에 당시 편집장이던 오타쿠 성향의 오오츠카 에이지(<다중 인격탐정 사이코>의 스토리 작가)와 싸움이 붙어 나카모리는 지면을 떠나게 됐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1980년대 초반엔 이미 오타쿠로 분류될만한 사람들이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즉,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오타쿠라는 단어는 널리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오타쿠로 불리우는 저널리스트 오카다 토시오씨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기술했다. "당시 "일본 SF" 등의 마니아 행사에 참가한 SF, 만화 팬들은 당시 유행하던 애니메이션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의 대사를 흉내냈다. 그들은 서로를 "오타쿠"라 불렀다. 이런 유행이 정착돼 "오타쿠"라는 용어가 굳어지게 되었다"

나카모리는 칼럼에서 1980년대 초반에는 이미 이 유행이 한물 가는 중이었다고도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 1980년대 초반의 일본에서는 오타쿠라는 용어가 생소한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오타쿠가 실제로 일본 사회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오타쿠", 부정적 의미로서 대중에게 알려지다
일본의 버블경제의 영향으로 문화상품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기였던 1980년대만 해도 오타쿠는 일본 대중에게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존재였다. 물론, 애니메이션 <우주전함 야마토>의 극장판이 엄청난 인기를 기록하고 프라모델을 포함해 <기동전사 건담>의 관련상품이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갔지만, 나이 먹고도 장난감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별난 놈들이 늘어났다는 정도로 쳐다봤을 뿐이다.

일본에서 대중에게 "오타쿠"라는 淄載?널리 알려지게 된 결정적 계기는 1989년에 있었던 ‘미야자키 츠토무 사건’이다. 고베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미야자키 츠토무라는 오타쿠가 4명의 유아를 유괴해 죽인 뒤, 시체를 부모에게 소포로 발송한 엽기적인 사건. 당시 미야자키의 방에서는 4000개에 달하는 페도필리즘(유아 성도착증)비디오와 엄청난 양의 만화, 애니메이션 비디오 테이프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오타쿠의 이미지는 "음습한 성격이상자", "사회성이 결여된 범죄 예비군" 등으로 결정돼 버리고 만다. 더불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자주인공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특수촬영 영화들에 등장하는 상품을 미친듯이 사모으는 사람들로 규정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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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아동을 유괴·살해하여 일본인들에게 오타쿠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각인시킨 6타쿠 미야자키 츠토무.
이 사건 이후, 오타쿠에 대한 차별과 탄압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런 사회전반의 압력은 오히려 오타쿠를 사회 전면에 드러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오타쿠 킹’으로 유명한 평론가 오카다 토시오는 이때 <오타쿠 학 입문>이라는 유명한 책을 내놓는다. 이 책은 오타쿠는 영상 시대의 첨단을 걷는 쿨한 인간들이며, 가장 일본 전통문화를 잘 계승한 훌륭한 사람들이라 묘사하고 있다.

물론 오타쿠들이 향유한 문화의 근원이 1960년대에 유입된 미국 중산층 문화의 산물인 텔레비전 드라마와 SF소설 및 영화와는 하등 관련이 없음에도 그가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은 이렇게 강한 어조로 반론을 제기하지 않으면 안됐을 정도로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음을 반증해준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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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관련 서적들. 왼쪽부터 `오타쿠?입문`과 `오타쿠의 책`

앞선 이야기를 토대로 오타쿠란 용어의 등장과 일본 대중에게 알려진 사건들을 정리하면, 오타쿠는 1980년대부터 세간의 주목을 끌기 시작하면서 1989년의 미야자키 츠토무 사건을 결정적 계기로 부정적인 이미지로서 일본 대중에게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오타쿠를 옹호하는 의견도 속속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이런 격렬한 차별에 대항하기 위한 절박한 행동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한국에는 최근 오타쿠들이 내어놓는 반론들이 전해지면서 일본에서 통용되는 오타쿠의 일반적인 이미지가 왜곡되고 있는 것 같아 오타쿠에 대한 일본 사회의 정확의 시각을 전할 필요성을 점차 커지고 있다.

다음 글에서는 오타쿠가 생겨난 사회적인 이유를 살펴볼까 한다. 이야기는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이 끝을 보이고 1980년대의 광적인 소비사회로 이전하기 시작하는 1970년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출  처 :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  CT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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