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복 많은 사람, 이제 새 매듭 묶을 차례” / 만화가 이두호, 선후배와 제자들이 마련한 정년퇴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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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12-15 00:00 조회 3,844회본문

“건물을 잘 지어서 쥐구멍이 없어요(웃음). 고맙고 쑥스러운 자리입니다”
‘임꺽정’ ‘머털도사’ 등 소박한 조선시대 서민의 삶을 칸칸에 옮긴 이두호 화백이 9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만화계 선후배와 제자들이 마련한 ’정년퇴임식’ 단상에 올라 입을 열었다.
“가보고 후회하는 것이, 가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있지 않나. 읽지 말라는 책, 보지 말라는 영화 골라보던 철없던 시절을 보냈다”며 이두호 화백은 어린 날을 회상했다.
“만화를 왜 그리는지 어떤 만화를 그려야하는지 생각이 정립되기도 전에 눈만 뜨면 만화를 그리고 마감하는가 싶다가도 다음 작품을 그리기 일쑤였다. 일생을 만화가로 살겠다는 결심 이후 어떤 만화가로 남을 것인가 고민하면서 작품으로 승부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때부터 조선시대 보통사람의 이야기에 끌려 임꺽정, 머털도사 등이 탄생했다.”
만화의 궁극적인 존재이유를 ‘재미’라고 꼽는 이두호 화백은 “고우영 화백이 만화가 재미없으면 휴지와 다름없다고 했듯이 나도 같은 생각이다. 독자가 재미있게 읽고 책을 덮고 나서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 될 지언정 가슴 속에 작은 메시지 하나 남는다면 그야말로 좋은 작품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이두호 화백은 지난 97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정교수로 부임, 작업 활동을 병행하면서 후학 양성에 앞장서왔다. 올해 8월 정년퇴임 이후 같은 과 이현세 교수를 주축으로 하는 정년퇴임식 준비위원회가 결성됐다. 이날 퇴임식에서 준비위원회는 이두호 화백에게 평론집 ‘조선을 그린 이두호’와 졸업생과 학부생이 직접 만든 헌정만화책, 헌정일러스트집과 동영상DVD를 전달했다.
또 주례했던 제자부부, 연구실 조교 등이 이두호 화백에게 꽃다발을 증정하고 학부생들이 ‘하나되어’를 열창하는 축하공연도 펼쳐졌다.
이두호 화백은 세종대학교 인근에 따로 작업실까지 마련했지만 학교측 요청으로 다시 강의를 맡게 됐다. 이로써 당분간 강단을 떠나지 않고 만화전공 신입생 강의에 나선다. “일생 동안 초가집 한 채, 한복 한 번 안 그릴 수는 있지만 단무지 맛보기 전에 김치부터 먼저 맛 보도록 꾸지람을 할 참”이라고.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재능을 펼쳐야 되는 시대다. 사실 만화시장이 위축돼 작품을 선보일 기회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보다 치열한 작가가 되어야 한다. 시대가 변했고 출판만화를 넘어 강풀 같은 웹툰 작가가 나왔듯 스타작가와 대박작품이 어서 빨리 쏟아지길 바랄 뿐이다.”
기사출처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