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만화로, 나라안팎 인기몰이 / [기획인터뷰] 만화가 이두호와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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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7-02 00:00 조회 3,960회본문
최근 출간된 오세영의 만화 <토지>(박경리 원작)가 원작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만화가 이두호는 십수년 전 그려낸 <임꺽정>(홍명희 원작)을 최근 프랑스에서 출간했다. 문학의 오묘한 기운을 껴안고, 만화의 찬란함을 입고 이들 수작만화가 주목받고 있다.
“만화가 애들만 보는 것이라고?”
-<토지> 1부 출간한 오세영
“풀 컬러의 미려하고 아름다운 장면 장면과 옛 고향을 보는 듯한, 손에 닿을 듯한 전원풍경과 뛰어난 인물묘사와 사실적인 소품묘사는 원작 소설에서 만났던 모습들을 100%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한국 만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것입니다.”(momikuk, 마로니에북스 홈페이지)
600명도 넘는 캐릭터를 벽에 붙여 놓고 밤이고 낮이고 들여다봤다. ‘토지’ 속 겨울을 살 때쯤이면 어느새 돌아온 창밖의 여름풍광이 생소하기도 했다. 새삼 야윈 모습을 하고 오세영이 <토지>(전 16권, 마로니에북스) 1부(7권)를 내놓았다.
오세영표 만화 <토지>를 만난 독자들의 반응은 컸다. 단숨에 1부(전 7권)를 읽어낸 그들은 16권이 아니라 25권이나 30권으로까지 시리즈가 이어졌으면 하는 주문까지 하고 있다. 지난달 출간된 책은 벌써 2쇄에 돌입했다.
이렇게 뜨거울 줄 예상했을까. 오세영은 뜻밖이라는 듯 부끄러워한다. 칭찬과 비난에 모두 인색한 박경리 작가마저도 그의 데생과 각색에 반해버렸다. 지난달 그림 출간 후 선생을 뵈러 갔을 때 선생은 두 손을 뜨겁게 맞잡으며 “애썼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오히려 안 만나는 게 좋은데, 사실 ‘토지’ 작업이 다 끝나면 만나려고 했어요. 선생님의 몇마디가 내가 작업하는 데 방해가 될 것 같았어요.(웃음) 내 뜻대로 각색을 하거나 연출할 수 없으니까요.”
만화가가 되기도 전인 이십대 때부터 그는 언젠가 <토지>를 만화로 옮기겠노라 결심했었다. 문학에서 만화로-‘장르 옮김’을 통해 만화가 갖는 장르의 매력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원작의 고유한 맛을 망가뜨린 TV와 영화들을 보면서 그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그리고 눈과 손은 바빠졌다. 사계절 풍경, 인물의 심리, 우리 정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컷마다 살아있는 생생한 고증의 힘이야말로 오세영판 <토지>의 진짜 매력. 오세영은 소장하고 있는 조선말기 사진집을 기초자료로 당시의 모든 것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반닫이, 옷고름 하나도 지역별로, 신분별로, 시대별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고민은 더욱 컸다. 쪽을 찐 어머니와 잠뱅이 입으신 아버지가 소 끌고 쟁기질 하던 풍경, 가을에 초가집 이엉을 걷어내면 나던 냄새들, 심지어 밭에 뿌려진 똥냄새까지.
사실 ‘오세영’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산업화 이전의 농촌 사회에 대한 예민한 시각적 감수성과 기억력을 갖춘 그는 고건물에 대한 일가견까지 있어 웬만한 자료 없이 무난히 당시의 건물들을 척척 그려낸다.
오세영이 이렇듯 유난히 구한말과 해방 전후의 시대에 천착해온 것은 그것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만화를 통해 후세에 전해줘야 할 의무가 있어서라고 믿기 때문이다. <토지>는 그 총천연의 실험의 장이 될 것이다. 보는 만화가 아니라 읽는 만화,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볼 수 있는 만화다.
“그림은 외형만 그리는 게 아닙니다. 그 안에 냄새, 느낌, 감정들까지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만화 그리는 사람들 전부 외형만 그리고 있어 안타깝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도 만화를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선입관에도 그는 화가 난다. <토지>의 몇 장면에 대해서도 “애들 보는 것인데 왜 이리 야하냐” 했던 주변의 말에 그는 단박에 “만약 이게 문제가 되면 내가 책임질 테니까 그냥 가라”고 했다고.
“소설은 설혹 ‘그런’ 장면이 나와도 아이들에게 권하면서 왜 만화에만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만화가 아이들의 전유물도 아닌데 말이죠. (정말 더 잘 그리고, 더 노력해서) 그런 관념들을 깨뜨리고 싶어요. 지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만화를 보고 자랐지만 이젠 보지 않는 어른들도 다시 눈을 돌릴 만한 만화를 그려야겠죠.”
1부 7권에 이어 2부가 3권, 4부와 5부가 각 2권씩 나오게 될 <토지>는 전체 5부 16권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프랑스 카스터만사도 오세영의 <토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부자의 그림일기>나 <오세영-한국단편소설과의 만남> 등에 이어 <토지> 역시 곧 해외판매 역시 기대되고 있다.
이제 막 2부 각색 작업에 돌입한 오세영은 ‘한 컷이 갖는 힘’에 더욱 열중하기 위해 2년 전 도시생활도 접고 안성 깊숙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상에 올릴 푸성귀를 가꾸는 것 외에 나머지 시간은 온통 만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오세영이 일궈낼 거대한 ‘토지’가 새삼 기다려진다.
만화(Manhwa) 가진 ‘멋’ 안고 나아가자
-프랑스서 <임꺽정> 출간한 이두호
“이두호는 전통 한복과 당시의 엄격한 계급사회에 대한 엄청난 자료조사에 많은 공을 들였으며 그 결과 정확한 의복과 장식을 재현해낼 수 있었다. 따라서 교육적인 요소도 있는가 하면 유머러스한 부분 또한 이 역동적인 영웅담의 매력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프랑스 만화 전문 사이트 ‘뚜떵베데’ 중 만화 <임꺽정>을 소개하는 말
‘이두호’라는 이름 하나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사인 대기용 번호표’를 쥐어든 그들과 함께 이두호는 하루 4~5시간에 달하는 ‘사인회 강행군’을 벌였다.
만화 <임꺽정>(이두호 작, 전 32권)이 지난 4월 중순 파케출판사를 통해 스위스에서 정식 출간됐다. <>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우리나라 말로 ‘의적’이라는 뜻이다. 이두호가 10년 전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을 만화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사인회는 출간기념으로 4월 말에서 5월 초 프랑스,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열린 것.
그의 붓펜 끝에서 대나뭇잎이
“만화가 애들만 보는 것이라고?”
-<토지> 1부 출간한 오세영
![]() |
| ▲만화 <토지> |
“풀 컬러의 미려하고 아름다운 장면 장면과 옛 고향을 보는 듯한, 손에 닿을 듯한 전원풍경과 뛰어난 인물묘사와 사실적인 소품묘사는 원작 소설에서 만났던 모습들을 100%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한국 만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것입니다.”(momikuk, 마로니에북스 홈페이지)
600명도 넘는 캐릭터를 벽에 붙여 놓고 밤이고 낮이고 들여다봤다. ‘토지’ 속 겨울을 살 때쯤이면 어느새 돌아온 창밖의 여름풍광이 생소하기도 했다. 새삼 야윈 모습을 하고 오세영이 <토지>(전 16권, 마로니에북스) 1부(7권)를 내놓았다.
오세영표 만화 <토지>를 만난 독자들의 반응은 컸다. 단숨에 1부(전 7권)를 읽어낸 그들은 16권이 아니라 25권이나 30권으로까지 시리즈가 이어졌으면 하는 주문까지 하고 있다. 지난달 출간된 책은 벌써 2쇄에 돌입했다.
이렇게 뜨거울 줄 예상했을까. 오세영은 뜻밖이라는 듯 부끄러워한다. 칭찬과 비난에 모두 인색한 박경리 작가마저도 그의 데생과 각색에 반해버렸다. 지난달 그림 출간 후 선생을 뵈러 갔을 때 선생은 두 손을 뜨겁게 맞잡으며 “애썼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오히려 안 만나는 게 좋은데, 사실 ‘토지’ 작업이 다 끝나면 만나려고 했어요. 선생님의 몇마디가 내가 작업하는 데 방해가 될 것 같았어요.(웃음) 내 뜻대로 각색을 하거나 연출할 수 없으니까요.”
만화가가 되기도 전인 이십대 때부터 그는 언젠가 <토지>를 만화로 옮기겠노라 결심했었다. 문학에서 만화로-‘장르 옮김’을 통해 만화가 갖는 장르의 매력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원작의 고유한 맛을 망가뜨린 TV와 영화들을 보면서 그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그리고 눈과 손은 바빠졌다. 사계절 풍경, 인물의 심리, 우리 정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컷마다 살아있는 생생한 고증의 힘이야말로 오세영판 <토지>의 진짜 매력. 오세영은 소장하고 있는 조선말기 사진집을 기초자료로 당시의 모든 것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반닫이, 옷고름 하나도 지역별로, 신분별로, 시대별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고민은 더욱 컸다. 쪽을 찐 어머니와 잠뱅이 입으신 아버지가 소 끌고 쟁기질 하던 풍경, 가을에 초가집 이엉을 걷어내면 나던 냄새들, 심지어 밭에 뿌려진 똥냄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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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세영’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산업화 이전의 농촌 사회에 대한 예민한 시각적 감수성과 기억력을 갖춘 그는 고건물에 대한 일가견까지 있어 웬만한 자료 없이 무난히 당시의 건물들을 척척 그려낸다.
오세영이 이렇듯 유난히 구한말과 해방 전후의 시대에 천착해온 것은 그것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만화를 통해 후세에 전해줘야 할 의무가 있어서라고 믿기 때문이다. <토지>는 그 총천연의 실험의 장이 될 것이다. 보는 만화가 아니라 읽는 만화,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볼 수 있는 만화다.
“그림은 외형만 그리는 게 아닙니다. 그 안에 냄새, 느낌, 감정들까지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만화 그리는 사람들 전부 외형만 그리고 있어 안타깝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도 만화를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선입관에도 그는 화가 난다. <토지>의 몇 장면에 대해서도 “애들 보는 것인데 왜 이리 야하냐” 했던 주변의 말에 그는 단박에 “만약 이게 문제가 되면 내가 책임질 테니까 그냥 가라”고 했다고.
“소설은 설혹 ‘그런’ 장면이 나와도 아이들에게 권하면서 왜 만화에만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만화가 아이들의 전유물도 아닌데 말이죠. (정말 더 잘 그리고, 더 노력해서) 그런 관념들을 깨뜨리고 싶어요. 지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만화를 보고 자랐지만 이젠 보지 않는 어른들도 다시 눈을 돌릴 만한 만화를 그려야겠죠.”
1부 7권에 이어 2부가 3권, 4부와 5부가 각 2권씩 나오게 될 <토지>는 전체 5부 16권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프랑스 카스터만사도 오세영의 <토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부자의 그림일기>나 <오세영-한국단편소설과의 만남> 등에 이어 <토지> 역시 곧 해외판매 역시 기대되고 있다.
이제 막 2부 각색 작업에 돌입한 오세영은 ‘한 컷이 갖는 힘’에 더욱 열중하기 위해 2년 전 도시생활도 접고 안성 깊숙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상에 올릴 푸성귀를 가꾸는 것 외에 나머지 시간은 온통 만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오세영이 일궈낼 거대한 ‘토지’가 새삼 기다려진다.
만화(Manhwa) 가진 ‘멋’ 안고 나아가자
-프랑스서 <임꺽정> 출간한 이두호
“이두호는 전통 한복과 당시의 엄격한 계급사회에 대한 엄청난 자료조사에 많은 공을 들였으며 그 결과 정확한 의복과 장식을 재현해낼 수 있었다. 따라서 교육적인 요소도 있는가 하면 유머러스한 부분 또한 이 역동적인 영웅담의 매력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프랑스 만화 전문 사이트 ‘뚜떵베데’ 중 만화 <임꺽정>을 소개하는 말
| ▲이두호는 유럽 3개국에서 <임꺽정> 프랑스 출간 기념 사인회를 가졌다 |
‘이두호’라는 이름 하나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사인 대기용 번호표’를 쥐어든 그들과 함께 이두호는 하루 4~5시간에 달하는 ‘사인회 강행군’을 벌였다.
만화 <임꺽정>(이두호 작, 전 32권)이 지난 4월 중순 파케출판사를 통해 스위스에서 정식 출간됐다. <>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우리나라 말로 ‘의적’이라는 뜻이다. 이두호가 10년 전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을 만화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사인회는 출간기념으로 4월 말에서 5월 초 프랑스,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열린 것.
그의 붓펜 끝에서 대나뭇잎이









